신형 주문하면 인도까지 3~4년
중고 전용기 가격, 신형 웃돌기도
트럼프 감세 혜택에 구매 열풍 가속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전용기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과 수요 급증이 맞물리면서 중고 항공기 가격이 신형을 웃도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제작된 지 1~2년에 불과한 최신 기종은 사실상 신형과 다름없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항공금융 전문 로펌 애들쇼 고더드의 바버라 판사도로 파트너는 “신형 전용기를 주문하면 인도까지 3~4년이 걸릴 수 있다”며 “기다리기 싫어하는 부유층이 중고 전용기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생산 차질과 숙련 인력 부족이다. 반면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 가상화폐 산업에서 단기간에 막대한 부를 축적한 신흥 부자들이 전용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판사도로는 ”이들에게 전용기는 사치품이 아니라 사업을 위한 필수품“이라며 ”자신만의 항공기를 보유하려는 수요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부유층은 이런 상황을 이용해 전용기를 인도받은 직후 웃돈을 붙여 되파는 이른바 ‘플리핑(Flipping)’으로 거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씨티그룹 항공금융 책임자 마이크 프랜시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아무런 노력 없이 1000만달러(약 132억원)를 벌 기회가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전용기 가격은 기종에 따라 크게 다르지만 최고급 기종은 5000만파운드(약 885억원)를 넘는다.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걸프스트림 G500과 G650, G800 등이 인기 기종으로 꼽힌다.
전용기 거래 플랫폼 제틀리의 저스틴 크래브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기업들이 실제 운항 필요성보다 절세 효과를 노리고 전용기를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매한 전용기를 다른 고객에게 임대해 추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전용기 한 대를 여러 명이 공동 소유하고 이용 시간을 나눠 갖는 ‘부분 소유’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플렉스젯과 넷젯츠 등이 대표적이다. 조종사 고용과 정비, 보험 관리 부담 없이 전용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플렉스젯의 마이클 실베스트로 CEO는 “과거 부유층은 40대 초반에 전용기를 이용할 경제력이 있어도 50대 중반까지 기다렸지만, 지금은 40대부터 적극적으로 전용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 세계 개인 전용기의 약 3분의 2를 보유한 최대 시장이다. 영국도 등록된 전용기가 500대를 넘어 세계 6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