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까지 모았지만 함부로 못 들어가”…K반도체 대어들 IPO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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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딥엑스 프리IPO
수천억 모으며 성공했지만
“실적·성과 입증이 우선”
증시입성 시기 저울질 나서


AI 반도체 이미지[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에 대한 또 다른 주요 관심사는 상장 시기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고점론과 증시 불황 등이 겹치면서 이들은 상장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상장을 통한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탓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조만간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프리IPO를 통해 8000억원대 중반이 넘는 자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성장펀드가 3700억원으로 전체 자금 중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프리IPO를 통해 퓨리오사AI는 기업가치 약 3조원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딥엑스도 3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시리즈 D) 자금 조달을 다음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을 필두로 기관투자자 10여 곳이 프리IPO에 참여했다.

리벨리온, 하이브랩 등 AI 관련 기업들도 올해 프리IPO를 진행했다. 리벨리온의 경우 국민성장펀드와 한국산업은행, 미래에셋그룹 등이 프리IPO에 참여해 총 6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았다.

기업들은 프리IPO 이후 상장 절차를 밟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고점론이 대두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AI 투자 성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시장과 투자자 간 눈높이 격차가 크게 벌어진 탓이다.

프리IPO 당시 산정된 높은 기업가치와 실제 공모시장에서 받아들이는 기업가치 간 차이가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AI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기업인 엘리스는 지난 20일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2.04% 하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국내 증시가 최근 반도체 랠리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도 AI 기업들에 부담을 준다. AI 기업들이 주로 상장을 검토하는 코스닥은 올 들어 20% 가까이 하락하며 부침을 겪었다.

AI 기업들은 시장이 안정된 이후 상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프리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세대 제품 개발과 양산에 집중하고, 실제 성과가 나온 이후 증시에 입성해도 늦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미국·일본·싱가포르 증권거래소들의 상장 제의를 받은 딥엑스도 내년 하반기 중 상장을 검토할 방침이다.

AI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구매 주문을 이미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확실한 이익 가시성이 확인된 후 안전하게 상장 절차를 밟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털(VC)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산업 성장 모멘텀(재료)을 잘 활용하면서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설득할 수 있는 사업 성과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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