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에 대해 "남은 기간 새로운 외부 이벤트가 발생해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면 3%대 중반도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범위는 "3.4%, 3.5%, 3.6% 정도"라고 부연했다.
반도체 호황에 대해서는 "현재 설비투자가 굉장히 좋고, 내년에도 이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태국 방콕 퀸시리낏 컨벤션센터(QSNCC)에서 열린 동행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지난 7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반도체 호조 등에 힘입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이 부총리는 "3분기에도 수출이나 설비투자가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1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이 1.8%, 2분기 0.6%로 굉장히 가파르게 올라갔는데, 이 정도 상태에서 3분기까지 괜찮으면 성장률이 생각보다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총리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범위는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전망치보다 0.4~0.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경제 상황이 빠르게 변하는 데 대응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 발표 횟수를 현재 연 2회에서 연 3회로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현재 정부는 연말과 6월 말~7월 초를 중심으로 경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 경제와 증시의 기초여건도 여전히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투자가 이끌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 성장세가 소비 쪽으로도 전이될 것"이라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을 고려하면 우리 경제와 증시의 기초여건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에 대해서는 "반도체는 여전히 수요가 많은 데 비해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라며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총리는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잠재성장률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물가 상승 등 경제 과열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성장률을 뜻한다.
그는 "최근 성장세와 성장 구성을 보면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추세를 벗어나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고, 어찌 보면 임박했다고도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IMF는 최근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1.94%에서 올해 2.14%, 내년 2.20%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과 관련해서는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 부총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이 생각보다 더 잦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인공지능(AI)·반도체 투자 수익성이 생각한 것만큼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 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을 때 조정받는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항상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하면 우리가 가진 시장안정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