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진료 현장의 의사결정 과정을 모방한 AI 시스템이 개발됐다. 하르샤 노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AI헬스팀 연구원 연구팀은 실제 의사의 진단 추론 방식을 모사한 대화형 평가모델 ‘SD벤치’와 차세대 진단보조AI ‘DxO’를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22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기존 AI 모델은 요약문 형태로 정돈된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결론을 내리는 단발성 평가에 그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말 한마디에서 출발해 의사가 여러 질문을 던지면서 단계적으로 정보가 수집된다. 이 과정에서 의사는 어떤 검사를 처방할지,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나 위험 대비 가치 있는 검사인지 등을 지속적으로 저울질한다.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탑재한 DxO는 여러 AI에이전트가 힘을 합쳐 다학제 전문의 협진과 같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한쪽 에이전트가 가설을 세우면 다른 에이전트가 이를 반박하면서 진단 내용을 다듬는다. 실제 진료 현장처럼 정보 수집과 가설 수정이 이뤄진다.
SD벤치는 실제 진료 환경처럼 ‘29세 여성이 인후통과 출혈로 입원했다’는 초기 정보를 먼저 제시한다. 이후 환자의 병력, 문진 및 진찰, 혈액·영상검사 등의 결과를 단계별로 제공하며 최소 비용으로 정확한 진단에 이르는지 평가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AI도구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실린 고난도 희귀·복합질환 증례를 검색한 일반의들은 평균 36.1%의 진단 정확도를 보인 반면, DoX는 83.2%의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응급실 환자 데이터 기반 정확도 평가에서는 일반의 46.8%, DoX 80.3%로 나타났다.
일반의는 비전형적인 복합질환이나 낯선 희귀질환에서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AI는 방대한 의학 문헌 학습을 바탕으로 희귀 및 복합질환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AI가 단순 지식 검색을 넘어 진료 현장에서 의사의 의사결정을 보조해 진단 오류를 줄이고 불필요한 의료 비용을 절감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AI가 의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시간 압박에 시달리는 의사가 놓치기 쉬운 진단 내용을 알려주고 불필요한 고가 검사를 줄이는 가이드를 제시하는 보조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